심천은 한국CCC의 고향처럼 느껴졌다. 마치 알을 낳기 위해 먼 곳에서 찾아오는 연어 떼처럼, 가슴 깊이 알을 품기 위해 몰려드는 곳이었다. 신발을 벗어들고 강을 건너 들어가는 섬은 우리나라에서는 이 미루나무섬뿐일 것이다.
밤 집회마다 모든 불이 꺼지고, 백사장은 푸르스름한 어둠에 잠기면서 김준곤 목사의 메시지가 시작되었다. 어둠 속에서 하늘에 울려 퍼지는 차분하면서도 격정적인 김준곤 목사의 음성에 많은 영혼들이 환상을 보며 젊은이로 변화해갔다.
1982년, 우리는 교회가 2배, 3배로 확장되는 가운데, 다시 캠퍼스 전도를 구체화하고 힘을 모으기로 하였다. 심천에서 만 명이 넘는 대형 대학생 수련회를 개최하였고,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영접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데리고 온 사람들도 함께 기뻐하며 하나님께서 집회를 구체적으로 인도하심을 볼 수 있었다.
특히 백일장은 CCC 창립 24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게 되었고, 670여 명이 참가한 제1회 CCC 백일장은 1982년 8월 4일 오후 충북 영동군 심천 미루나무 섬에서 개최되었다. 이는 11,063명이 참석한 천막 수련회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문학을 향한 청년들의 애정과 의욕으로 시도된 첫 번째 백일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날 백일장에는 운문 부문에 324명, 산문 부문에 197명 등 총 521명이 작품을 제출하였다. 이상룡 순장(익산지구)이 시 부문 ‘빛’으로 장원에 뽑혔고, 박영률 간사, 황학주 시인, 최규창 시인이 심사위원으로 수고하였다.
순례전도는 CCC 학생들의 신앙 훈련의 한 과정이 되었고, 수련회 후 참석자 대부분은 거룩한 거지가 되어 떠났다. 걸어가는 사람도 있었고, 시골 경운기를 타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 마을 모퉁이에서는 시골 아주머니들과 함께 4영리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다 떨어진 담요 한 장을 길가에 펴놓고 앉거나 눕기도 하여 쉬고 있는 짝꿍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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