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앞둔 2000년 6월 4일 오후, 한국 교회 116년 역사상 최초로 보수 기독교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진보 기독교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공동으로 ‘평화 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 특별연합예배’를 국회의사당 옆 여의도 둔치에서 약 3만 명의 한국 교회 성도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었다.
이 예배는 1천2백만 한국 기독교인의 바람이자 민족의 염원인 남북통일이 분단 55년 만의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욱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 특별연합예배 준비위원회가 한국 교회가 그간의 분열을 딛고 하나로 뭉쳐 굶주리고 있는 북한 동포를 물질로 돕고, 동서, 여야, 노사가 화합할 수 있도록 정신적, 도덕적인 힘을 교회에서부터 일으키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김준곤 목사는 설교에서 “북한이나 남한이나 우리는 민족 공동체로서 통일이 염원이다. 그러나 준비 없는 통일은 더 길고 고통스러운 터널의 시작일 뿐이다. 굶주리고 있는 북한 주민을 위해 우리가 실질적인 일을 해야 한다. 사랑은 거창한 게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것이다.”라고 전제한 뒤, “개인, 가족, 교회 단위로 전 은행에 금융 상품을 개설하는 한국 교회 식량 은행에 전 교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라며 북한 동포를 돕기 위한 식량은행에 한국 교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호소하였다.
한편, 한국 교회 내의 보수와 진보를 대변해온 한기총과 KNCC의 대표자들은 단상에 나와 함께 손을 맞잡고 그동안의 분열을 회개하며 연합과 일치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였다. 김창인, 박형규, 오관석 목사 등 한국 교회를 이끌어 온 각 교파의 원로목사들도 공동으로 축도를 집례하며 더욱 뜻 깊은 하나 됨의 장이 되었다.
참석한 성도들은 분단 55년 만에 이루어지는 남북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이번 정상회담이 인권과 양심, 신앙의 자유, 생존권의 자유가 보장되는 통일된 나라를 향한 초석이 되도록 기도하였다. 기도회의 분위기는 북한을 방문하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초점이 맞춰졌으며, 평화적인 민족 통일과 북한 동포, 소외된 이웃, 민족복음화, 세계 선교를 위해 한 목소리로 기도하였다.
참석자들은 한국 교회 식량은행 개설을 선언하고,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 동포와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할 것을 다짐하였다. 식량은행 개설은 한국 교회가 통일 이후를 대비하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앞으로 범국민운동으로 전개되어 이웃을 생각하는 건강한 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이번 대회에는 방송 3사인 MBC, KBS, SBS와 영국의 로이터통신 등 언론사들도 참여하여 북한 동포를 돕기 위한 한국 교회 식량은행에 큰 관심을 두고 보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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